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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문가 칼럼

MBTI의 인기와 '심리검사'의 대중화
등록일
2020-09-03
작성자
학생상담센터
조회수
365


"넌 무슨 혈액형이야?"

"나 A형이야."

"네가 그래서 그렇게 소심하구나."



한 때 혈액형으로 개인의 성격을 파악하던 시기가 있었다. 불과 몇 년까지만 해도 위 이야기가 친구들이나 지인들간 가벼운 가십거리로 오고갔는데, 요즘엔 혈액형이 관심사가 아닌듯 하다. 



"넌 MBTI 뭐야?"

"나 ISTJ야."

"넌 (중략) 성격이구나."



MBTI가 혈액형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현실은 추측해보건대 몇 가지 원인이 영향을 미친것으로 보인다.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심리검사의 인지도 상승이다. 현재 대학생들은 청소년기를 지나오며 최소 수번은 심리검사를 접해보았으며(기억이 나지 않을 수 있다. 괜찮다. 인간은 쉽게 잊는 동물이다), 굳이 MBTI와 같은 성격검사가 아니더라도 초중고교에서 학기 혹은 연차 별로 진행하는 진로 및 적성에 관한 검사, 지능검사 그리고 정신병리에 관한 검사에 많이 노출되었다. 교육계에서 제공하는 위 같은 심리지원 서비스는 학생들의 심리검사에 대한 접근성과 친숙도를 향상시키는 결과를 낳았다.



필자는 상담 및 심리치료를 진행하는 심리학자로서 이 같은 현상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. 접근성과 친숙도의 증가는 일반대중의 심리학에 대한 지식 및 인식을 성숙시키기 때문이다. 구체적으로 심리검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늘어감에따라 개인은 적절한 심리검사를 판단하는 최소한의 안목을 키울 수 있다.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방안에 있는 거울의 모양이 세모인지 네모인지 둥근지를 보고 자신의 심적 상태를 판단하지 않는다(인터넷에 떠도는 비과학적 검사를 여가용으로 가볍게 즐길 뿐이다). 다음으로 개인은 성격뿐만 아니라 다른 심리적 영역에 나를 대입해 볼 수 있다. '내 장점은 뭐지?', '나의 심리적 건강상태는 어떨까?' 등 성격 이외의 심리적 특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. 궁극적으로는 심리적 문제가 발생했다고 여겨질 때, 도움을 구할 수 있는 마음의 문턱을 낮춰 전문적 심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증가시킬 수 있다. 



"넌 MBTI 뭐야?" 라는 말은 자신에 대한 심리학적 관점의 지식이 늘어가는 소리이자

심리적 지원에 대한 거부감과 문턱이 낮아지는 반가운 소리이다.